노후주택을 다시 꾸며 개선된 주거환경을 만드는 리모델링은 이제 낯설지 않다.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작은 원룸 리모델링부터 건물 전체에 새 생명을 선물하는 개수 작업까지 다양한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이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과거 개발 열풍이 거세게 지나간 도시나 경제 논리에 의해 신축 주택의 수익성이 낮은 조건에서는 언제나 리모델링을 선호한다. 비슷한 이유로 대만의 주택시장도 최근 개수와 보수를 주목하고 있다.
대만 건축사무소 Preposition Architecture는 스무 살이 넘은 다세대주택에 섬세한 디자인 감각을 더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오래된 집과 현대적인 디자인이 함께 만나는 데 집중한 집이다. 주택 외부공간은 세련된 멋을 살리고 내부공간은 따뜻한 맛을 낸다. 변신 전과 후의 모습을 비교하며 미래의 주택을 어떻게 꾸밀지 생각해보자. 이와 더불어 단위 세대의 인테리어는 한국의 아파트에서도 도전해 볼 법한 디자인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오늘의 집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곳은 주택의 전면 외부공간이다. 흔히 파사드라 일컫는 건물의 입면은 마을 경관에 세련된 감각을 가미한다. 전면에는 나무, 타일, 콘크리트 등 다양한 재료를 시공해, 자연스럽고 다채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1층에는 각 세대의 거주공간으로 이어지는 현관 및 로비와 주차장을 배치했다.
조금 더 가까운 곳에서 주택의 외관 디자인을 살펴보자. 앞서 언급한 대로 오늘의 집은 석제 타일과 나무 등 다양한 재료가 한데 어우러진다. 특히 목제 루버를 테라스 주변에 설치해 그늘을 드리우면서 바람은 흘러가도록 고려했다. 그리고 나무와 대조되는 재료로 석제 타일을 함께 시공했는데, 이는 재료의 조화가 만드는 아름다움과 따뜻한 분위기까지 섬세하게 생각한 결과다.
여기서 잠시 충격적인 변신 전 모습을 확인해 볼 차례다. 변신 전 주택은 단조롭고 낡은 디자인에 이렇다 할 개성도 찾아볼 수 없었다. 각 세대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내면서 모든 공간이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입체적인 공간감과 풍부한 재료의 질감을 살리는 방법도 놓쳐선 안 될 부분이다.
주택의 입구 앞에는 작은 화단을 조성해 식물을 심었다. 그리고 현관문은 나무를 활용해 자연스러운 느낌을 한껏 살린다. 이러한 디자인은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콘크리트 재료의 특성을 보완하는 방법이다. 사진 속 오른쪽 깊은 곳에는 차고와 이어지는 문을 확인할 수 있다.
주택의 주 출입구 앞에는 화단과 함께 콘크리트로 만든 벤치가 있다. 이곳에서 주택에 사는 친구를 기다리거나, 누구나 길을 걷다 잠시 걸터앉아 쉬었다 갈 수 있다. 작은 공간에서도 여유를 만끽하는 현관이다. 공적인 성격이 강한 공간을 적극적으로 대중에게 내주는 디자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순간이다.
흔히 현관은 집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깊은 인상을 남기면서 전체적인 인테리어 아이디어를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오늘의 집은 넓고 쾌적한 규모로 현관을 계획하고, 가로로 긴 창을 높게 내 빛과 바람을 끌어들였다. 물론 다른 이들의 시선을 가릴 수 있어 거주자의 사생활을 보호하기에도 좋다. 사진 속 커다란 신발장은 온 가족의 신발을 넉넉하게 담아낸다.
계단은 그저 여러 층을 이어주는 연결통로 이상을 의미할 수 있다. 예컨대 오늘의 집처럼 각 세대와 통하는 계단에 걸터앉을 의자를 배치해보자. 그리고 몇 가지 소품으로 계단을 아름답게 꾸미는 디자인 아이디어도 좋다. 세로로 길게 낸 창으로 들어온 빛은 언제나 밝은 분위기를 연출할 것이다. 기능과 아름다움에 모두 충실한 계단이다.
다이닝 룸과 주방은 공기의 순환이 원활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 오늘의 집은 풍경을 담아내는 다이닝 룸의 커다란 창이 통풍구 역할을 한다. 그리고 천장에는 팬을 설치했다. 가족의 식탁은 원탁을 배치해, 함께 둘러앉아 식사를 즐긴다. 전형적인 중국의 원형 식탁 디자인 아이디어다. 이곳에서는 가족의 정과 함께 추억이 차곡차곡 쌓여갈 것이다.
주방과 다이닝 룸은 가족이 함께 요리할 수 있도록 연속적으로 배치했다. 일자형 조리대를 마주 보게 배치하고 한가운데 공간을 비워 두었다. 이곳은 다이닝 룸과 주방을 자연스럽게 이어내는 통로가 된다. 만약 가족의 소통을 위한 주방을 꿈꾼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볼 법한 주방 배치 디자인이다.
새로 지은 집은 종종 낯설게 느껴지곤 한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는 방법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가구를 배치할 수 있다. 아니면 복고풍 가구를 마련해 푸근한 분위기를 가미하는 것도 좋다. 사진 속 원목 가구는 원목 마루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따뜻한 실내 분위기를 조성한다.
온 가족이 바쁜 아침에는 모두 동시에 욕실을 사용하기 힘들다. 이 점을 고려해 욕실은 샤워부스를 설치하고, 그 앞에 세면대를 두 개 마련했다. 샤워부스의 유리 벽, 콘크리트 그리고 나무가 함께 어우러지는 디자인이다.
다세대주택의 최상층은 탁월한 풍경을 누릴 수 있어 좋다. 작은 마당을 닮은 발코니를 꾸미고, 다이닝 룸과 응접실을 옆에 배치했다. 바닥은 콘크리트를 매끈하게 코팅하고 벽에는 고풍스러운 액자와 현판을 걸었다.
집 앞에 펼쳐진 산과 마을 풍경을 품어내고 자연을 끌어들이는 발코니는 오늘의 집에서 디자인의 백미다. 발코니에 식물을 심어 마당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집 안에 있어도 자연과 함께 하는 듯한 공간이 매력적이다.
욕실에 천창을 낸다면 노천탕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사진 속 최상층 세대의 욕실은 천창이 하늘을 품어낸다. 물속에 몸을 담그고 하늘을 바라보며 진정한 휴식과 치유의 의미를 되새길 것이다. 커다란 욕조와 별개로 먼저 몸을 씻기 위한 샤워대를 설치해 습식으로 구성한 욕실 디자인이다.
언제나 쾌적한 실내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빛과 바람이다. 커다란 천창은 빛을 끌어들이고, 욕조 옆의 개구부를 열면 시원한 바람이 욕실로 들어온다. 언제나 욕실은 곰팡이와 결로가 생기기 쉬운 공간이다. 하지만 이러한 개구부 덕분에 언제나 위생적이고 쾌적한 욕실 실내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오늘의 집처럼 다세대주택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 한국의 사례는 어떨까? 여기 기사에서는 25년 된 다세대주택의 아름다운 변신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