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주택에 대한 정의는 사람마다 다르다. 가장 최신 디자인이 제일 좋은 걸까? 그것도 아니라면 과거에 위상을 펼쳤던 전통적인 집?
오늘은 그 둘의 매력을 하나로 엮어보길 바랐던 한 건축주의 집을 찾았다. 쉽게 말해 전통적인 느낌도 있으면서도 현대적인 건축의 매력을 담아낸 집을 꿈꿨다. 건축가는 전통미와 현대미가 섞일 때 과하거나 어수선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간결한 스타일을 유지하는 방향의 설계를 제안했다. 흰색으로 마무리한 콘크리트 주택 면과 목제 마감된 주택 면의 오묘한 조화가 궁금하다면, 지금 바로 살펴보자.
일본의 건축 회사 Fukoku Housing Co. & KADeL 에서 설계했다.
전면에 도로를 두고, 양옆으로는 주택들이 즐비한 곳이었다. 도심 한복판도 아니고, 밀도가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도로에 마주하고 있는 점은 어찌 되었든 잠재적인 보행자나 운전자를 향해 사생활이 노출될 염려가 있음을 뜻했다. 이에 건축가는 도로를 마주 보는 주택 면에는 창문을 내지 않고 닫는 방식을 제안했다. 자칫 무척 폐쇄적인 느낌이 들 수 있어서 고민한 끝에 주택 메스를 두 개로 나누고, 양쪽의 색감과 질감을 다르게 연출하면서 시각적 깊이감을 다르게 연출하고자 했다. 결과는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듯 꽤 긍정적이다. 분명히 창문도 없고, 개구부도 드러나지 않지만, 답답하지 않은 인상이 연출됐으니 말이다. 흰색의 사다리꼴 메스와 네모난 목제 메스의 조화가 산뜻하다.
도로에 접한 주택 면에는 분명 입구를 포함한 개구부가 없었다.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입구가 없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사람이 집으로 들어오기 위해선 도로와 보행자 동선을 따라야 하므로 입구가 도로로부터 너무 멀지 않은 자리에 배치하고자 했고, 사생활 보호를 위해 정면이 아닌 측면을 선택했다. 목재와 노란색 조명이 어우러진 분위기가 무척 아늑하다.
이제 동선을 그대로 실내로 옮겨 보자. 사진은 이 집의 거실과 안뜰을 담고 있다. 8명가량이 여유롭게 앉을 수 있는 좌식 탁자와 좌식 의자를 목제 바닥 위 거실 중앙에 배치했다. 길쭉한 형태의 공간인 점을 살려 조명과 세부 디자인도 길쭉한 형태로 맞췄다. 복도 쪽을 향해서는 격자형 목제 미닫이문을 설치해 고즈넉한 멋을 살렸다.
1층의 안뜰은 2층에서도 그 위력을 발휘한다. 안뜰을 중앙에 두고 테라스를 설치해 집 안에서 즐기는 외부 환경을 폭넓게 확장했다. 새하얀 외관과 짙은 목제의 조화가 산뜻하다.
2층은 침실과 욕실 등 사적인 공간들로 채웠다. 사진으로 볼 수 있듯 침실에서도 커다란 개방감은 그대로 이어진다. 사방으로 외부로부터의 시선은 차단되어 있지만, 안뜰 공간에 자리한 2층 목제 테라스 덕분에 커다란 개방감과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테라스로 나오면 야외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도 있어 매력적이다. 낮에도 밤에도 커튼이 따로 필요하지 않은 과감하고 매력적인 침실이다.
간결한 재료와 빛. 그리고 외부로는 닫았지만, 실내를 열고 수직적으로 공간을 열어 커다란 개방감을 주는 그들의 주택이 이렇게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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