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만 남서부에 있는 도시, 타이난에 위치한 17평대 아파트 인테리어를 만나본다. 흔히 시크하거나 남다른 개성을 지닌 이들을 보면 ‘엣지 있다’ 혹은 ‘포스 있다’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오늘 만나볼 아파트도 대각선 인테리어를 통해 엣지 있는 공간 분위기를 자랑한다. 17평이란 한정된 공간을 가벽과 가구로 재치 있게 분할하여 조직적인 공간 구성을 선보인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도 눈여겨보자. 아파트 인테리어는 臣月空間工程 / Chenyun Design 에서 진행했다.
오늘 인테리어의 키포인트는 대각선이다. 건축의 핵심 요소에 해당되는 벽면은 방향과 길이에 따라 공간의 전체적인 느낌을 좌우하게 되는데, 이때 벽면을 사선으로 배치하여 방향성을 부여하면 더욱 속도감 있고 역동적인 느낌의 공간을 표현할 수 있다. 인테리어의 시작은 내벽의 위치를 재설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가벽을 사선으로 배치하여 공간을 날렵하게 컷팅하는 방식으로 짜임새 있는 공간을 구성했고, 이와 더불어 차분한 컬러와 세련된 가구로 감각적인 어반 스타일의 아파트 인테리어를 연출하고자 했다.
아파트 거실엔 별도의 등박스 조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부분적으로 선형 조명과 펜던트 조명을 통해 각 공간에 필요한 충분한 조도를 확보하고, 어반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세련된 감각을 더했다. TV 상단엔 선형 조명을, 거실 안쪽엔 L자형 선형 조명을 사용했다. 소파의 허전한 옆자리를 채우는 펜던트 조명은 길이를 달리 주어 리듬감을 더했다.
건축이나 인테리어에 있어서 삼각형 등의 비정형적인 공간은 어려움이 많은 대상에 해당된다. 대부분의 기성 가구는 정형적인 공간을 기준으로 표준화되어 있는데, 이러한 가구들을 비정형적인 공간에 배치하게 되면 항상 어중간하게 남는 공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럴 땐 맞춤 가구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면 비정형 공간의 단점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다. 아파트 거실 안쪽을 눈여겨보자. 사다리꼴 형태로 인해 사용이 쉽지 않았던 이 공간을 맞춤 제작한 소파와 책장, 그리고 바 테이블로 재치 있게 활용했다. 소파 아래에 숨은 수납공간 역시 놓치고 싶지 않은 아이디어다.
현관은 집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공간이란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러므로 현관은 가급적이면 깔끔하고 세련된 인상을 남기도록 연출하는 것이 좋으며, 더 나아가 아파트의 전체적인 인테리어 콘셉트를 담아낼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디자이너는 현관 수납장에 X자 포인트를 더함으로써 아파트의 대각선 인테리어 콘셉트를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현관 옆자리엔 주방을 배치했다. 거실과 최대한 멀리 떨어지도록 배치함으로써 요리로 인한 소음과 음식 냄새로 겪을 불편함을 최소화했다. 주방 조리대 뒤편에 자리한 가구는 거실과 주방을 분리하는 하나의 커다란 수납 시스템이다. 거실에는 근사한 아트월이 되어주고, 주방에는 각종 주방 기기와 식기를 수납해주는 여유로운 수납공간을 선사하는 일석이조의 스마트한 가구인 셈이다.
침실은 톤 다운 인테리어를 통해 차분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콘크리트의 질감을 재현한 그레이 포인트 월로 세련된 감각을 더했고, 기타 침구류도 톤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컬러를 선정했다. 바닥재는 우드로 마감하여 차갑고 경직된 공간 분위기를 따스하게 녹여냈다.
드레스 룸 입구엔 거실 아트월과 동일한 디자인의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했다. 슬라이딩 도어는 적은 힘으로 문을 쉽게 밀고 닫을 수 있으며, 일반 여닫이문에 비해 바닥 면적을 적게 차지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어린 자녀를 둔 경우 아이의 손이 문 사이로 끼이는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으니 주의하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