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대지를 찾을 때 대부분의 건축주는 작은 개인 정원을 조성할 수 있을 만큼 어느 정도 넉넉하고 평평한 대지를 찾곤 한다. 만족할 만한 크기나 형태의 대지를 찾는다고 해도, 밀집된 주거 지역에서는 주변 건물에 의해 일사가 차단된다든가 외부 시선으로부터 사생활이 보호받지 못한다든가 등의 문젯거리가 남는다.
오늘 소개할 주택은 고저차가 심하고 특이한 형상의 작은 부지 위에 설계되었다. 하지만 이 주택은 대지의 단점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오히려 매력적인 포인트로 승화시켰으며, 밀도가 높은 주택 단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외부 시선에 의한 사생활 침해 문제도 함께 현명하게 대처하였다.
어떻게 대지의 한계를 극복하였을까? 이 주택의 기초는 경사도가 가장 높은 면까지 콘크리트를 쌓아 올린 구조물이다. 높이 들여 올려진 기초에 의해 주택은 기존보다 한 층고 정도 높게 설계되었고, 그 덕분에 길과 닿아있는 면을 제외한 모든 면은 훤하게 트인 전망과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이 주택은 일본 설계사무소 Plus-A에서 설계되었다.
위 사진과 같이 건물은 높게 쌓아 올린 옹벽 위에 놓여 있다. 길과 접한 면은 창을 최대한 작고 적게 배치하여, 외부로부터의 시선에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게 하였다. 반면 트인 전망과 마주하고 있는 면은 전면 창을 설치하여, 실내에서 밝고 열린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가장 멋진 전망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에는 주방과 거실 공간이 배치되어 있다.
자칫 단순할 수 있는 전면 새하얀 외피는 2층에 야외 공간 안에 식재된 나무의 녹색과 조화되어 재미있다.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주택은 첫 번째 사진과는 다르게 슬림하고 직육면체에서 벗어난 전형적이지 않은 형태로 보인다. 대지의 독특한 형상을 유연하게 받아들인 결과이며, 오히려 개성적인 형태를 형성하였다.
옹벽을 둘러 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이 계단 길은 달동네 골목길 같기도 하고 산 위 산책길 같기도 하고, 이 길을 오고 가는 주민들의 일상이 느껴진다. 이 길을 따라 올라오면서 바라볼 수 있는 주택 면은 창을 작고 적게 배치하였고, 현관 부분은 목재 루버로 적극적으로 외부 시선을 차단해 놓았다. 차단이 필요한 곳은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반면 열림이 필요한 곳을 적극적으로 열려두어, 거주자를 배려한 건축가의 배려를 느낄 수 있으며, 열림과 닫힘의 상반된 디자인이 잘 조화되어, 이 주택만의 독특한 개성이 느껴진다.
가장 좋은 전망을 맛볼 수 있는 2층 공간에는 거실과 주방에 배치되어 있다. 거주자는 주택과 주방 공간에 머물면서 위 사진과 같이 도시 전망과 그 너머 도시를 둘러싸는 산을 바라볼 수 있다. 대지 형상을 반영한 주방 공간은 직육면체에서 벗어난 비정형이지만, 주방 시스템을 한쪽 면 길게 배치해 두고, 식탁을 가운데에 배치하여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전면 창은 훤히 트인 도시의 전망과 마주하고 있고, 넓고 밝은 공간감을 제공한다. 또한 2층 일부는 야외공간으로 설계해 녹화공간을 조성하여, 거주자는 실내에 머물면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다.
실내 인테리어는 흰색을 기초로 하고 있으며, 목재 바닥과 조화되어 깔끔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욕실 공간에서도 닫힘과 열림이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욕실 공간은 야외 공간과 연결되어 있어 개방적은 공간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야외공간은 측면으로는 벽체로 막혀 있어 외부 시선을 차단한다. 위로는 열려 있는 야외 공간을 통하여 일사가 유입되고, 이는 흰색 벽체표면에 반사되어 실내를 은은하게 비춘다. 욕실을 작은 실외 공간에 접하게 하는 아이디어만으로 오래 머물러 쉬고 싶은 공간을 연출해 내었다. 자연과 햇살이 즐기며 이 공간에서 머무는 시간 동안은 모든 걱정, 고민이 사라져버릴 것만 같다.
세면 공간에도 야외 공간으로부터 반사된 빛이 유입되어 자연채광이 이루어진다. 두 개의 세면기는 나란히 배치되어 있고,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어 있어, 모든 가족이 바쁜 아침에도 이 공간에서는 여유가 있을 것 같고, 가족간에 소통도 이루어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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