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이 건축물 설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생각보다 크다. 단순히 빗물을 막아내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건축물의 가장 높은 곳에서 매스를 멋스럽게 그려낸다. 때문에 지붕의 형태에 따라 주택의 유형을 결정짓기도 한다. 그렇다면 세 개의 각기 다른 지붕이 교차하는 주택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오늘은 운정신도시에 자리한 다가구 주택, '삼지붕집'을 소개한다. 그 이름에서 예상할 수 있듯, 전형적인 주택 디자인의 틀을 벗어나는 입체적인 외형에 특히 주목해 볼 필요가 있는 프로젝트다. 여러 개의 매스가 다각도로 겹쳐졌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며 역동적인 외형을 완성하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 있는 세 개의 지붕은 맞물리는 면 없이 독립적인 형태를 유지한다. 삼지붕 집은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건축 사무소, 하우스플래너에서 작업한 프로젝트다.
이 주택은 언뜻 보기에도 독특한 입체감이 두드러진다. 삼면의 지붕과 세 개의 테라스가 서로 어긋나 있는 외관은 전에 본 적 없이 과감하다. 이렇게 서로 어긋난 지붕과 테라스는 그늘을 만들지 않아, 실내 깊숙한 곳까지 햇빛이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데 유리하다. 세 개의 층에 각각 마련된 모든 테라스에서는 맑은 하늘과 밝은 채광을 공평하게 즐길 수 있다. 만약 채광과 통풍이 잘 되는 공간에 관심이 있다면 여기를 눌러 다른 아이디어북도 참고해보자.
다음 사진은 정면부의 매스가 어떻게 수직 분할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도면이다. 필로티로 설계한 1층 하단부는 비워져 있고 2층과 3층, 그리고 다락방으로 배열된 공간을 명확하게 표시했다. 특히 다락방의 형태와 평면도에서는 파악하기 힘든 천장이 기울어진 정도를 건축 전에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전체적인 건축물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안정감은 서로 다른 재료를 사용한 각 블록의 짜 맞춘 매스감 덕분이다. 중앙에 자리한 지붕을 따라 차분히 경계를 나눠주는 벽면은 다채로운 입체감 속 한템포 쉴 수 잇는 여유 있는 형태를 자아낸다. 미리 계획된 반듯한 대지에 위치한 건축물의 간결한 선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디자인을 보여준다.
외부 시선에 가장 노출 되기 쉬워 사생활 보호가 힘든 1층은 그 단점을 역으로 이용해 오히려 완전히 개방된 구조로 설계했다. 정면부는 필로티를 세워 오픈하고 안쪽 깊은 곳에 생활 공간을 배치했으며, 그 앞은 독립된 형태의 마당이 자리한다.
다음으로 살펴볼 2층은 코너를 중심으로 2가구를 계획하고 사이에 브릿지 형태의 넓은 테라스를 계획했다. 남, 동쪽의 완층 녹지로 시원하게 열려있는구조기 때문에 테라스는 물론 실내에서도 상당한 쾌적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3층은 경사진 지붕의 라인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특징이다. 공간의 면적은 2층과 같지만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4개 가구 모두 독창적인 공간활용이 가능하다. 독립된 형태의 테라스는 오픈된 방과 다락을 연결되는 중간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이 공간은 탁 트인 전망을 통해 1층의 조경까지도 폭 넓게 조망할 수 있는 휴식처가 되기도 한다.
가장 꼭대기에는 작은 다락방과 옥상 테라스가 마련되어 있다. 이 다락방은 3층의 공간을 보완하면서 다양한 기능으로 활용될 수 있어 더욱 효율적이다. 다락방은 넓은 옥상 테라스로 통한다. 옥상 테라스는 정면과 측면에 서로 다른 두 개의 지붕에 보호되고 있어 외부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만약 옥상 테라스를 더욱 완벽하게 꾸미는 아이디어가 궁금하다면 여기를 눌러 알아보자.